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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여행 (교통편, 니넨자카, 저녁식사)

by 구로리 2026. 5. 27.

 

교토는 1,200년 넘게 일본의 수도였던 도시입니다. 저는 그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거리를 걸어보기 전까지는 그게 얼마나 체감되는 일인지 몰랐습니다. 오사카의 북적임에서 벗어나 교토에 발을 딛는 순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한큐선으로 아라시야마까지, 교통편 실전 검증

오사카에서 교토로 이동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JR 신칸센, JR 재래선, 그리고 한큐 전철(阪急電鉄)입니다.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은 교토역으로 직행하는 JR을 많이 이용하는데, 저는 숙소 위치 때문에 한큐선을 선택했습니다. 예약한 료칸이 아라시야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큐선은 오사카 우메다역에서 출발해 교토 가와라마치역까지 이어지는 노선입니다. 여기서 한큐 아라시야마선으로 환승하면 아라시야마역까지 닿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환승 루트가 처음에는 꽤 낯설었는데, 마침 열차 안에서 만난 한국인 여행자분들이 일본 여행 경험이 많아서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습니다. 그분들 아니었으면 한참 헤맸을 것입니다.

교토의 대중교통 체계는 크게 JR, 사철(私鉄, 민간 철도), 시영 버스로 나뉩니다. 사철이란 지방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철도 노선으로, 한큐 전철이나 긴테쓰 전철이 이에 해당합니다. 목적지에 따라 JR보다 사철이나 버스가 더 효율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숙소 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교통편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토의 주요 이동 수단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JR: 교토역 중심, 후시미·우지 방면 이동에 유리
  • 한큐 전철: 오사카 우메다에서 교토 시내 및 아라시야마 방면 직결
  • 시영 버스: 니넨자카, 기요미즈데라 등 시내 관광지 접근에 유리
  • 란덴(嵐電): 아라시야마·기누가사 일대를 순환하는 노면 전차

숙소인 아라시야마온센 카덴쇼는 역에서 도보 2분 거리였습니다. 오사카에서 숙소를 찾느라 골목을 한참 헤맸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은 정말 수월했습니다. 료칸(旅館)이란 일본 전통 숙박 시설로, 다다미 객실과 온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특유의 접객 문화인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로 유명합니다. 오모테나시란 손님을 배려하는 일본 고유의 정신으로, 단순한 서비스 이상의 세심한 환대를 의미합니다. 일본에서 료칸 운영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실제로 들은 이야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료칸 온천수 위생 문제가 보도됐을 때, 당사자 료칸 주인이 집안의 불명예로 여겨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례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료칸은 단순한 숙박업이 아니라 가문의 명예와 직결된 문화 자산으로 취급되는 곳입니다.

니넨자카·신넨자카·기요미즈데라, 걸어서 느낀 것들

짐을 풀고 바로 나선 첫 목적지는 니넨자카(二年坂)였습니다. 교토역에서 버스 86번을 타고 니넨자카 입구 근방에서 내렸는데,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낮은 지붕의 마치야(町家)들이 줄지어 늘어선 골목은 마치 짱구 만화 속 마을 같았습니다. 마치야란 상업과 주거 기능을 함께 갖춘 일본 전통 목조 가옥을 말하며, 교토에는 현재도 실제 주거 공간으로 사용되는 마치야가 다수 남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니넨자카는 기요미즈데라(清水寺)로 가는 길목의 관광 상점가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제가 직접 걸어보니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통 상점 사이사이로 작은 신사가 끼어 있고, 오래된 돌길 위로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이 오가는 풍경은 관광용 세트장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있는 거리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니넨자카에서 계단을 오르면 신넨자카(三年坂)가 이어집니다. 이 계단에는 유명한 속설이 있는데, 넘어지면 3년 안에 불운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 모두 평소보다 훨씬 조심스럽게 걷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사람들 사이를 비집으며 한 발 한 발 올라갔습니다.

기요미즈데라는 오토와 산(音羽山) 중턱에 세워진 목조 사찰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UNESCO World Heritage)에 등재된 교토를 대표하는 명소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문화·자연 유산을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보호하는 제도로, 교토는 1994년 '고도 교토의 문화재'라는 명칭으로 17개 사찰과 신사가 일괄 등재되었습니다(출처: 유네스코). 제가 방문한 건 겨울이었는데도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많았습니다. 관광객 밀집도를 미리 파악하고 싶다면 교토시 관광협회에서 운영하는 혼잡 예측 서비스를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출처: 교토시 관광협회).

교토를 방문할 때 현지 에티켓으로 꼭 알아둬야 할 사항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온·히가시야마 일대에서 게이코나 마이코를 마주쳐도 무단 촬영·접촉 금지
  • 니시키 시장 등 상점가에서 길거리 취식 자제, 매장 내에서 먹고 쓰레기는 해당 매장에 버릴 것
  • 지정 흡연 구역 외 노상 흡연 금지, 위반 시 과태료 부과

교토는 관광도시이기 이전에 실제 주민들이 살아가는 생활공간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교토 여행에서 한 가지 예상 밖이었던 것은 저녁 식사 문제였습니다. 투어를 마치고 료칸으로 돌아왔을 때 료칸 저녁 식사 예약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고, 밖으로 나가보니 거리가 완전히 캄캄해서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다녀야 했습니다.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은 상태였고, 한참을 걸어서야 이자카야 한 곳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교토가 조용하고 고즈넉한 도시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녁 8시 이전에 영업을 마치는 식당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교토는 분명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하지만 저녁 일정을 단단히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 이번에 몸소 확인했습니다. 료칸 저녁 식사를 이용할 예정이라면 체크인 전에 반드시 예약 여부를 확인하고, 외식을 계획한다면 오후 6시 이전에 식당을 정해 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오사카와는 다른 방식으로 교토를 즐겨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북적이는 오사카보다 교토가 더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걷는 속도도, 분위기도, 교토가 훨씬 편안했습니다.


참고: https://www.japan.travel/ko/destinations/kansai/ky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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